< 옮겨온 글 >
( 2021. 9.30 ) 한국성폭력상담소 > 새로운 반성폭력·성문화 이정표, 적극적 합의 릴레이 토크쇼 中
[ 발표 3. 연애 계약서 새로 쓰기 : 독점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까- 홍승은 ]
"우리는 외로운 존재고 사랑이나 그런 것에 엄청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연애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합의해 본 적이 있었나? 연애의 룰을 적극적으로 합의해 본 적이 있나요? 질문해봐요.
연애라는 것이 붙는 순간 혹시 정답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요. 우리 사회에서는 ‘모노가미’ 같은 방식만 정답이라고 하지요. 1:1, 이성애, 결혼을 전제로 한, 독점적 관계 말이죠. TOP 커피 광고에서도, 저출산고령위원회, 헌법, 민법에도 전제로 하고 있어요.
이걸 연애 계약서로 옮기면 “독점 계약서”여야 할 것 같아요. 낭만적 사랑 이데올로기 각본요, 제1조는 배타적 성기 독점권, 2조는 모든 관계의 우선권, 3조는 연락 빈도와 행동 통제권으로 하고요. 이진송 작가는 이를 “정서적 폭력에 속하는 통제나 감시는 ‘정상적인’ 연애 관계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취급될 정도다, 물리적 폭행이나 성적 폭력은 이를 어겼을 경우 돌아오는 처벌로 기능하는 것이다” 라고 쓰고 있어요 (이진송, 『연애하지 않을 자유』)
역사적으로 결혼제도 하에서 여성은 주체가 아니라 거래의 대상이었죠. 이성애제도와 가부장제는 맞물려 있는 톱니바퀴이기도 한데요. 이분법적 성적 위계와 이분법적 낭만적 사랑 각본, 가부장적 재생산 의무가 맞물려 있으니 여성주의자들이 그걸 깨는 실천으로 폴리아모리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행했던 역사들, 저서, 개념어, 공동체들이 있어요.
논모노가미 지도 2010년에 F.vauex 라는 사람이 그려본 것도 있는데요, 굉장히 다양하죠.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어떤 분은 애인과 10년 째 연애를 하고 있는데, 3년은 같이 지내고 1년은 각자 원하는 방식의 안식년을 갖자. 그 후에 관계를 지속한다면 3년의 관계를 더 해보자는 합의를 하셨다고 해요. 노동에서 안식년이 필요한 것처럼, 연애에서도 안식년을 가지는 거지요.
이렇게 논모노가미는 너무 다양한 버전과 관계들이 있을 거예요. 비독점적 연애계약서를 새로 쓰게 될 것이고, 1조, 2조, 3조 비어 있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쓰기 시작하는 것이죠.
논모노가미 중에서도 폴리아모리를 하는 저를 중심으로 그려본 지도가 이것인데요. 제가 관계 맺고 있는 이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지도를 그린다면 또 다를 거겠지요.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다음 같은 것입니다. 합의의 갱신 가능성, 관계의 유동성 인정하기, 신뢰 – 정직 – 책임 – 돌봄, 관계 유지에 노동이 필요하다는 관점, 폴리아모리는 인식론이자 진행형 동사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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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계약서 새로 쓰기 : 독점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까> / 홍승은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저자)
URL: https://www.facebook.com/ksvrc1991/photos/a.643899319033154/4344638342292548/
'배타적 성기 독점권?!' 대체 어떻게 이렇게 신박한 표현을 생각해 냈을까? 누군지 모르겠지만, 진심 리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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